충청도에서

소백산에서 등산 리본

손빠공 2008. 12. 9. 19:42

04년 4월 5일(월요일) 

청량리에서 저녁기차 타고 풍기역에 

2시 반쯤 도착 택시를 타고 

희방사에 도착하여

칠흑같이 깜깜한 길에

헤드램프를 켜고 걷습니다.

 

천문대 정상쯤에서 날이 

밝아졌는데 4월에 아름다운

눈꽃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화봉, 신성봉, 비로봉, 국망봉을 

지나  구인사 쪽으로 백두대간 타는 

사람들이랑 늦은맥이재  갈림길에서

헤어지고 구인사로 가는데

 

눈이 허벅지까지 빠져서

걸을 수가 없습니다.

길과 낭떠러지가 구분이 돼지

않고 스패츠도 없이 길을 

찾아가고 았었습니다. 

 

아이젠이 빠져서 없어진 것도 

모르고 등산화에 눈이 

들어가 꿀렁거리고~

오~하늘님 도와주세요....

 

온 세상에 남편과 나 둘

뿐인 것 같았는데 가도~가도~ 

끝은 보이지 않고 길이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 어두워지면 꼼짝없이  

조난당할 것 같아 죽을힘을 다해

임도까지 내려왔는데 

여기가 끝  아닙니다.

 

눈 위에 앉을 수도 없어 쉬지도

못하고 걸어왔더니

다리가 풀렸습니다.

 

지칠 대로 지쳐 끝이 보이지 않던 

임도에서 다시 리본 따라 산길로

들어갔는데 눈길을 헤맬 때 만났던 

어느 부부의 리본을 따라갑니다.

너무 반갑고 고마웠던 리본을

  

구인사 수행지에서

다리가 후들거려 걷기도 힘들지만

막차를 타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내려왔습니다.

 

위험하고 어려운 16시간 산행을

하고 식당에서 비빔밥을 급하게 먹고

막차 타고 올라왔습니다. 

평생을 두고 기억할 것입니다.

 

기회가 되면 구인사를

다시 한번 찾아가고 싶네요.

 

눈길에 발을 잘못 딛을까 봐 

온정신을 집중시켜 길을 

만들어 주던 남편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평소 산행할 때 등산리본이

많으면 지저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려울 때 큰 도움을  

생명의 리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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